지리산 산수유 마을

2022-02-28

         시인 성용애


 지리산 산수유 마을


지리산으로 가는 길목 깊은 산중에

노오란 별들 자욱하다

 

아늑한 남향 골짜기

드문드문 숨어있는 몇 채의 집

고삿길마다

노란 별들이 모여 사글거린다

 

마른버즘 핀 돌담 담쟁이 기어가다 잠든 길목 지나면

시냇가 뎃크길엔

꺼슬한 기둥에 노란 차일 하늘높이 치고

몽롱한 향기 속에 봄 잔치가 한창이다

 

팡팡 터지는 별들 웃음소리로 꽃그늘이 아른아른

시끌벅적 난리가 났다

 

하늘 끝에 메 달린 산봉우리에선 노오란 바람이

달콤하게 불어오고

계곡 물속에도 노오란 하늘이 마알갛게 흐른다

 

이 길 끝에는 어쩌면

하늘로 통하는 비밀의 문이 있어

밤마다 나목 숲으로 꽃별들 쏟아져 내려왔을 것만 같다

별들 지나는 발길마다

꽃눈 톡톡 터졌을 것만 같다

 

온 세상에 꽃 소문 파다하게 퍼뜨리는

아무도 모르는 그곳

깊은 산골 산수유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