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이야기-21


정 신 재(시인․문학평론가)

 

베냐민 지파

베냐민 지파는 이스라엘 지파 중 비교적 약한 편에 속하였다. 한때는 이스라엘 부족 연합 군대와 맞서 싸울 만큼 강하였으나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그 지파의 남자들 수가 엄청 줄어들게 되었다. 이스라엘 연합 군대와 전쟁을 하게 된 계기는 베냐민 지파가 몇몇 불량배를 단속하지 않은 것 때문이었다. 에브라임 산지에 거류하는 어떤 레위 사람이 유다 베들레헴에서 첩을 아내로 맞이하였는데, 그 첩이 행음하고 남편을 떠나 그의 아버지 집에 돌아가서 넉 달 동안 지내었다. 그리하여 그 레위 사람이 처갓집에 가서 장인과 며칠동안 머물다가 아내를 데리고 떠났는데, 날이 저물자 하인이 여부스 성읍에 머물자고 하였으나, 레위 사람은 베냐민의 기브아로 가자고 하여 어느 노인 집에 머물렀다. 그러자 그 성읍의 불량배들이 그 집을 에워싸고 레위 사람의 첩을 밤새도록 능욕하였다. 이로 인해 그 첩이 죽고 말았다. 이에 레위 사람이 시체를 거두어 “그 마디를 찍어 열두 덩이”로 나누고(삿 19:29) 이스라엘 각 지파에 보냈다. 이를 보고 각 지파의 군대가 연합하여 미스바에 모였는데 보병이 40만 명이었다. 이스라엘 지파 연합군은 그 레위 사람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듣고 기브아를 치려고 모였다. 그러나 여인을 능욕한 불량배를 연합군측에서 넘겨 달라 하였으나, 베냐민 지파 사람들이 이를 듣지 않아 전쟁이 일어났다. 베냐민의 군대는 2만6천 명으로 처음에는 이스라엘 연합군 2만2천 명을 무찔렀으나, 다음에는 이스라엘 연합군의 포위 작전에 말려들어 참패하였다. 이로 인해 베냐민 지파의 씨가 마를 뻔하였으나 장로들의 배려로 겨우 그 종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 전쟁을 통해서 불의를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엄청난 피의 댓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기브아에 사는 불량배들의 위법은 베냐민 지파에서 다룰 사건이었다. 그러나 베냐민 지파 사람들은 불량배들의 연인 희롱을 너무 가볍게 여겼다. 과거에 소돔과 고모라 성에서도 하나님의 사자가 롯의 집에 머물렀을 때에 그 집을 둘러싸고 그들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른 일도 있었다. 그때 소돔성 사람들이 하나님의 진노로 눈이 멀게 된 적이 있었다. 이는 이스라엘 풍습에 손님이 오면 그손님을 놀리는 풍습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는 하나님의 의에 벗어나는 행동이었다. 베냐민 지파 사람들은 하나님의 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방관하다가 이스라엘 지파 연합군과의 전쟁에서 패하였다. 죄는 의와 구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