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 관계 능력을 높이는 묵상(默想)

권명수박사 (햇살영성심리 상담연구소장)

 

대인 관계 능력을 높이는 묵상(默想)

 

한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그토록 바라고 노력하던 선진국의 반열에 얼마전 들어섰다. 공업과 기술의 발전을 통한 경제 성장으로 이루어진 일이다. 이런 경제 발전 과정에는 밝은 면도 존재하지만, 또한 보이지 않는 어두운 면도 존재한다. 과거의 고도 성장기에는 학교 공부를 마치고 사회로 나오면 자기가 원하는 곳이 아니어서 그렇지 어디든 들어갈 곳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의 대한민국의 경제는 1~3% 성장에 실업율이 장난 아니다. 특히 청년 실업율이 너무 높아 아우성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는 취업의 어려움뿐만 아니라 직장에 들어가면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의 직장이나 조직에는 가부장제도에 근거한 문화가 강하다. 직장과 조직에 들어가면 선후배, 나이 등에 따라 위계질서에 복종해야 하는 새로운 질서에 적응을 강요받고 있다. 이를 견디지 못한 이들은 직장 생활을 오래하지 못하고 몇 달 만에 튀쳐나오는 상황이다. 오랫동안 직장 시험을 준비해서 들어갔는데도, 몇 달 안되 실업자의 세계로 들어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퇴직 사유 중 큰 이유가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갈등이라고 한다. 직장 입사 선배는 엄격한 계급의식이 있었던 문화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세대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이 없이 자유분방하게 자라왔다. 이들은 정상적인 이성을 갖었으나, 수용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면 견딜 수 없어 퇴직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요즘 현대인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묵상(默想, contemplation)하기를 추천한다. 사람들은 이를 명상이나 관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필자는 기독교 용어인 묵상이란 말을 선호한다. 물론 대부분의 명상은 불교나 인도의 이해를 따르고 있다. 기독교에도 동양 전통과 유사한 영성 실천이 있어 왔다. 곧, 한동안 침묵 가운데 있는 영성 훈련 전통이 있어 왔다. 이를 무념 기도, 비우는 기도라고 부른다.

묵상은 신앙의 증진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가 부산물로 나타난다. 오늘은 세들마이어(P. Sedlmeier)외 6인(2012)이 행한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명상의 심리적 효과에 대한 연구이다. 이 연구는 전세계에서 이뤄진 명상의 효과에 대한 경험적 연구들을 엄격하게 분석하였다. 방법론에 문제가 있는 연구를 연구 대상 중 무려 3/4인 564개가 제외될 정도로 엄격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어떻게 명상을 통해 대인관계가 좋아질 수 있을까? 대인관계에 있어 상대방은 나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여 내 자신이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대상이다. 그럼 무엇이 대인 관계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게 되었을까. 해결 방안의 초점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조용한 곳에서 20분 이상 침묵 가운데 앉아 있는다. 이런 저런 생각이 떠오르면 떠오르는대로 “그런가 보다”하며 20분 정도를 침묵 속에 머문다. 마음이 고요해지는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묵상으로 마음 속 흙탕물이 가라앉고 맑고 투명한 내면을 스스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런 경험에 이르도록 정기적인 실천이 중요하다.

청년들이 인간관계 갈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이 있음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묵상은 다른 준비물이 필요없다. 주변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바닥이나 의자에 앉아 눈을 지긋이 감고 조용히 있기만 하면 된다. 자신에게 시간을 내어 내주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조용히 앉아 묵상한다는 것이 정신없이 빠르게 흘러가는 5G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것같이 보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묵상이나 명상이 효과가 있다고 방송 매체를 통해 들어서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아는 것만으로 명상의 효과를 보지 못한다. 지금 당장 조용히 실제로 묵상해보는 것이 묵상의 효과를 맛보는 길이다. 이를 통해 내 정신 건강과 인간 관계의 증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이 묵상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 아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