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천 이야기-33 (꿈을 담은 그대에게)

2022-01-21

 정 신 재(시인․문학평론가)


꿈을 담은 그대에게


젊었을 적부터 나에겐 꿈이 있었다. 걸작을 만들어내는 작가가 되겠다는 꿈. 그 꿈은 38년간 지속되었다. 34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그 꿈을 놓지 않았다. 그 꿈을 가졌기에 온전한 걸작 하나 만들겠다고 다니던 직장을 명퇴하고 온전히 글만 쓸 수 있는 길을 택하였다. 그리하여 22종의 책을 출간하기까지 매진하였다. 22번째로 출간한 책은 그야말로 자신감이 있었다. 나는 그 책이 많이 팔리기를 간절히 기도하였다. 주님이 영감을 주셔서 나온 책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나도 출판사에서 인세를 받아 가라는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픔과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나는 광야에서 38일간 가나안 정탐을 하고 돌아와서 부정적인 결론을 내린 이스라엘 백성에게 야훼께서 내린 38년의 광야 생활을 기억해내고, 38년 동안 베데스다 못가에서 치유받기를 기다리던 병자를 떠올렸다.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만 38년 동안 걸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살아왔던 것이다. 이 꿈을 위해 나의 일상은 온전히 편집증적으로 엮어졌다. 수천 권의 책을 읽었고 백여 권의 대학노트에 습작을 하였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온전히 글쓰기에 매진하였고, 책상 앞에서 창작 구상에 골몰하는 시간이 허다하였다. 수만 시간을 글쓰기에 매진하여도 걸작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였다. 나의 기도가 하나님의 뜻이 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하여도 공허함만이 내 앞에 놓여졌다. 그 공허함이 극도에 달해 하나님이 임재하시는가에 대한 회의가 들 때도 있었다. 간신히 마음을 추슬러 미국에 있는 딸네 집에 가서 허망한 마음을 달랬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그분을 만났다. 나의 절망을 대신해서 십자가 위에서 고통을 당하신 분.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태복음 27:46). 나는 그분이 나의 절망에 동행하고 계심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분이 언젠가는 찾아오셔서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그렇다. 그분이 찾아 오셔서 38년 동안 걸작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는 나의 편집증을 치유하시고 위대한 사랑 한 자락을 나에게 내리실 것이다. 그 날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머지 않아 그 기도가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