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이야기-32

2022-01-04

정 신 재(시인․문학평론가)


내가 Y교회에 등록한 이유


저간의 사정으로 인하여 집을 이사해야 했다. 서울 근교의 신도시인 Y시는 남한산성 아래에 있어 쾌적하였고, 도시를 성곽처럼 둘러싼 산책길이 있어 산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 달여를 등산도 다니고 산책도 하면서 지리를 익혔고, 새벽에 일어나 묵상하던 습관도 이어졌다. 그리고 예전에 다니던 교회가 새로 이사한 집과는 거리가 멀어 집 근처의 교회를 알아 보아야 했다. 마침 집 근처를 지나던 중 아담한 교회가 눈에 띄어 주일날 예배를 드리러 갔다. 교인 수가 많지 않아서인지 안내자는 내가 새신자임을 알아 보았다. 안내자의 인도에 따라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N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그는 삼손의 이야기를 비유로 들면서 이 시대에 하나님의 양자로 선택받은 것이 얼마나 축복인가를 논리적으로 전하였다. 그의 설교는 그 다음 주에도 라합, 룻 등으로 이어졌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성경 인물을 중심으로 한 그의 설교가 내가 집필하고 있던 성경 인물 중심의 기독교 역사와 상통한다는 점이었다. 햇볕이 다사롭게 내리쬐던 어느 날 그는 부목사와 함께 나를 식사에 초대하였고, 나는 그에게 인문학자로서 기독교 역사를 집필해도 되는가를 물어 보았다. 그리고 나는 그에게 교정중이던 원고를 보여 주었다. 알고 보니 그는 H대학교에서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자였고, 부목사 역시 그 대학 교수였다. 그는 내가 준 원고를 찬찬히 들여다 보더니 어떻게 해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는가를 물어보았다. 나는 젊었을 적에 신학을 공부한 적이 있는데, 나이가 드니 새벽마다 성령이 영감을 내려 주셔서 쓰게 되었다고 대답하였다. 사실 이 말은 주변 지인들에게도 들려 주었지만 헛웃음만 웃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는 진지하게 말하였다. 그는 기독교 역사를 세계사 측면에서 다루지 말고 구속사로 전개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리하여 출간된 책이『기독교와 담론』(쿰란출판사, 2021)이었다. 그 후로 나는 그가 담임하고 있는 교회에 계속 다니고 있다. 이는 그가 나에게 임재하시는 성령의 은혜를 신뢰하였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요즘 나에게 임하신 그리스도의 은혜를 누리고 있다. 환난이나 곤고도 주님이 동행하시면 혜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롬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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