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교도들은 신앙인 이었는가? -1

2021-02-04



이중택 목사(한진중앙교회) 


  청교도들은 신앙인 이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독교 2천년 역사가 무척이나 고상하고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런 생각을 가진 이의 마음이 착해서 그러기도 하겠지만, 어두운 교회사에서 밤하늘의 별처럼 어둠을 밝혀주는 성자들이 종종 출현했기에, 성자들의 모습만 보면서 그리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역사적 정보나 지식이 없어서 그리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여기서 단언하거니와 기독교 2천년 역사는 예수의 이름으로 예수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역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십자군 전쟁>과 <마녀사냥>, 그리고 <청교도들의 신대륙 원주민 학살사건>과 <노예사냥>입니다. 이것은 기독교가 예수의 이름으로 저지른 죄악 가운데 가장 잔혹한 범죄였습니다. 이 당시 예수님이 지구상에 살아계셨다면 그 기막힌 현실에 아마도 심장이 터져서 운명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회교도에 점령당한 예루살렘 성지를 탈환한다는 명분으로, 중세 유럽에서 정신 나간 교황이 일으킨 십자군 전쟁! 십자군 전사들은 신앙의 이름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무식한 군인들이었습니다. 아니 미친 교황의 말에 놀아난 불쌍한 병사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군인이라기보다는 오합지졸에 가깝지만). 예루살렘을 점령한 후 회교도는 물론 유대인들까지 학살하는 십자군 병사들! 가는 곳마다 약탈, 살인, 강간을 저지르는 십자군 병사들! 그들은 특히 유대인들에게는 무자비할 정도로 잔인했다고 합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죄를 물어 잔인하게 학살했던 것입니다. 오죽했으면 1000년이 지난 후인데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스라엘을 찾아가 사과하겠습니까.

나중에 회교도에 의해 다시 예루살렘을 빼앗겼을 때 승자인 회교도는 잔인무도했던 십자군의 과거를 묻지 않고 오히려 자비를 베풀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역사를 모르는 일부 교인들은 그리스도의 병사들이 악한 무리를 물리친 것으로만 알고만 있습니다. 십자군들이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서 같은 크리스천인 동방정교회에 얼마나 잔인한 짓을 했는지를 알고 나면 아마도 할 말을 잊어버릴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마녀사냥은 어떠합니까.

1484년 교황 이노센트 8세는 다음과 같은 교서를 발표합니다.

“근래 독일 북부지역과 라인 지역에서 많은 남녀가 신앙으로부터 일탈하여 마녀가 되더니 ------- 갖가지 요사스런 마술에 의해 논밭의 작물이나 과실을 시들게 하고, 태아나 가축을 죽이고 ------- 남편을 성적 불능으로 만들고 아내를 불임하게 하는 등, 많은 사람들 이 경험하는 재난의 원인이 되고 있음을 큰 슬픔과 고통으로 듣고 있다 ------- 그러므로 우리들은 신문관이 자유롭게 모든 방법을 다하여 누구라도 교정하고 투옥하고 처벌할 권한을 지녀야 함을 명한다.”

이 교서가 발표된 후 유럽은 마치 마녀 콤플렉스에 걸린 것처럼 마녀사냥에 혈안이 되었습니다. 약 3백 년 동안 대략 30여만 명이 마녀로 지목되어 처형되었다고 합니다. 수백만 명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대부분이 여자였으며 서너 살 된 어린아이도 상당수 있었다고 합니다.

마녀는 주로 이웃의 밀고와 떠도는 소문에 의해 재판에 회부됩니다.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가 마녀로 몰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웃을 고발했습니다. 개인적인 원한이나 돈 문제가 얽힌 경우도 흔했습니다. 여기서 일단 마녀로 지목되면 성직자들이 재판을 합니다. 피고는 자신이 정말 마녀라고 자백할 때까지 온갖 고문을 다 당합니다. 그러므로 한번 지목되면 결과는 누구나 다 마녀로 판결 받고 처형되게 되어 있습니다. 과연 이것이 성직자가 할 짓인가. 세상이 미쳐도 한참 미쳤던 것입니다.

물론 기독교가 종교로서의 가치를 발휘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요 교회가 제도화, 집단화, 권력화 되면서 기독교는 탐욕의 지배를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교회는 성서와 점점 거리가 멀어졌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실천하지는 않고 교리(도그마)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교회는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단정죄>를 명분으로 형제들을 박해하기 시작했고 교리가 정착된 후에는 게으름과 탐욕에 빠졌으며 결국 ‘십자군전쟁’과 ‘마녀사냥’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초기 기독교는 <가정 중심의 흩어진 크리스천공동체>요 <사랑의 공동체>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면 지금은 어떠한가.

모두 다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지금 한국의 기독교는 예수님이 머리가 되시는 교회가 아닙니다. 성서가 말하는 교회도 아니요, 예수의 이름으로 먹고 사는 생계형 집단입니다. 그래서 저는 자신을 위대하게 생각하는 목사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특별히 교단 권력을 즐기는 ‘정치꾼 목회자’들이나 교계의 지도자로 자처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훌륭한 장로나 교인들이 얼마나 배출되었습니까? 왜냐하면 교인들은 담임목사를 닮아가기 때문입니다. 만일 정치꾼 장로가 많이 배출되었다면 목사님께서는 자신과 장로님들이 똑똑하다고 자부만 하지 말고 스스로 많이 참회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너무 잘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잘 안다고 오해하고 있고, 의인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자는 의미로, 우리가 너무도 긍정적이고 친화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청교도에 대해서 먼저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청교도에 대한 저의 생각을 피력해 보겠습니다.(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