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가치의 사회화(社會化), 협동조합

이사 / 박남수경기도지사장 


영적 가치의 사회화(社會化), 협동조합


최근 필자는 선교사로 사역했던 독일로부터 동영상 하나를 카톡으로 받아 보게 되었다. 나와 함께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소재한 라인마인교회를 섬겼던 87세의 권사님이 보내준 것이다

 

<안녕히 가세요 메르켈, 환상적인 작별>

독일은 6분간의 따뜻한 박수로 메르켈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독일인들은 그녀를 선택하였고, 그녀는 18년 동안 능력, 수완, 헌신 및 성실함으로 8천만 독일인들을 이끌었다.

그가 나라를 18년을 통치하는 동안 위반과 비리는 없었고 그녀는 어떤 친척도 지도부에 임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영광스러운 지도자인 척, 하지 않았고 자신보다 앞섰던 정치인들과 싸우지도 않았다. 그녀는 어리석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진 찍히려고 베를린 골목에 나타나지 않았고, 이 인물이 "세계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여성 Angelika Merkel이며, 6백만 명의 남성에 해당하는 여인으로 묘사된다.

메르켈은 어제 당의 지도부를 떠나 후임자들에게 뒷일을 넘겼고, 독일과 독일 국민은 더 성숙해졌다. 독일의 반응은 국가 역사상 전례가 없었다. 도시 전체가 집 발코니로 나갔고, 인기 시인, 연주자들 및 기타 시민단체들도 없는 가운데 6분 동안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자발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의 현실과는 달리, 찬사, 위선, 공연, 북소리도 없었고 아무도 "글로리 메르켈(Glory Merkel)"을 외치지도 않았다.

독일은, 그녀가 전 동독 출신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로 뭉쳤고, 패션이나 빛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았고 다른 나라 지도자들처럼 부동산, 자동차, 요트 및 개인 제트기를 사지도 않은 화학 물리학자인, 이 독일 지도자에게 작별을 고하였다.

그녀는 독일의 지도부를 위임한 후, 그녀의 자리를 떠났다.

그녀는 떠났고, 그녀의 친척들은 그들이 자기 나라에서 엘리트라고 여기지도 않았다.

18년 동안 그녀는 한결같이 새로운 패션의 옷을 갈아입지 않았다.

하나님은 이 조용한 지도자와 함께 계셨다. 독일의 위대함이 하나님과 함께 하기를 ... !

기자 회견에서 한 기자는 Merkel에게 물었다:

우리는 당신이 항상 같은 옷만 입고 있는 것을 주목했는데, 다른 옷이 없나요?

그녀는 대답했다. ”나는 모델이 아니라 공무원입니다.“

또 다른 기자 회견에서도, 한 기자가 물었다.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가사 도우미가 있는 지를..... 그녀는 대답했다. “아니요, 저는 그런 도우미는 없고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집에서, 남편과 저는 매일 이 일들을 우리끼리 합니다.”

중략

Ms. Merkel은 다른 시민들처럼 평범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 그녀는 독일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도 이 아파트에 살았고, 그 후에도 그녀는 여기를 떠나지 않았으며, 별장, 하인, 수영장, 정원도 없다. 이 여인이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의 총리 메르켈이다!

그녀는 정직했고 진실했으며 자랑하지도 않았고 꾸밈성도 없었다. 참 존경스럽고 대단한 사람이다. 참고로 메르켈은 옛 동독 목사의 딸이다.

 

아마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이 감동적인 동영상을 시청하고 러시아 기자가 쓴 글을 모두 읽었을 것이다. 나는 이 동영상를 보고 가슴 시리도록 감동이 되었던 부분은 < 그녀는 옛 동독 목사의 딸이다>라는 부분이었다.

필자는 이 땅에 살고 있는 그 누구일지라도 그를 영웅화하고 싶지 않다. 인류의 영원하고 유일한 영웅이요 왕은 오직 우리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 주님이시니까.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 부족하고 한없이 흠이 많고 부끄러운 삶을 사는 죄 많은 존재들이니까. 그러나 동영상을 보면서 가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것은 세계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그녀가 목사의 딸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영적인 가치를 사회 속에서 실천한 영적 지도자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영적(靈的) 가치를 추구하는 땅의 사람들>이다.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영(靈)이신 하나님의 자녀라 인침을 받은 우리들이기에 그리스도인들은 영적 가치를 이 세상에서 실천하며 살아야 할 하나님께 속한 자들이다.

기독교의 복음(福音)은 영적 가치의 보고(寶庫)이다. 영적 가치는 바로 이 세상이 탐하는 욕망들과는 전혀 다른 거룩함이다. 교회는 오랫동안 세속(世俗)이라 일컬어 온 세상이 추구하는 온갖 탐욕들과는 구별되는 거룩함의 요소들인 믿음, 소망, 사랑, 용서, 나눔, 오래참음, 청빈(淸貧), 일치(一致), 평화(平和), 의(義), 화해(和解), 대속(代贖), 부활(復活)과 같은 영적 가치들을 자산(資産)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그리고 그것을 믿음으로 고백하고 그것을 삶으로 사는 것을 위대한 신앙의 가치로 자부하며 살아온 것이 기독교의 역사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니 자본주의와 시장경제가 우리가 사는 사회의 이념이 되고 제도로 고착되면서부터 그런 거룩한 영적 자산과 영적 가치들이 하나씩 하나씩 빛을 잃어가고 사회 속에 희석되어 영적 가치의 상실과 거룩한 자산들을 잃어버렸다.

교회가 세속이라 여기며 그것과 거리를 두고 스스로 구별된 삶을 추구했던 영적 가치들을 잃어버린 채 세상의 풍조에 휩쓸리고 함께 타락하고 다투고 분열하고 대립하고 욕망의 늪에 빠져 물질을 탐하며 세상과 다를 것이 없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조직이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물론 모든 교회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기에 희망을 버리지는 않는다.

 

협동조합은 다른 사람들보다 잘 살기 위해, 아니 혼자 살아남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가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대안으로 시작된 공동체적 가치를 지닌 결사체이다.

산업혁명으로 시작된 산업사회의 자본의 횡포와 무한경쟁을 통해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시장경제 속에서 끊임없는 사회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빈익빈부익부, 불평등, 독점으로 인한 사회의 분열과 불의, 그로 인한 대립과 갈등, 환경오염, 최근에 나타나는 기후비상위기 등이 팽배한 사회로 변화되었다. 이 산업사회에 대한 대안으로서 공동체 회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정신이 바로 협동조합 정신이다. 작은 자본이지만 그것을 함께 모아서 같이 살아가기 위한 공동의 삶의 틀을 만들어 내고 수익은 많지 않지만 함께 하는 이들의 형편을 살펴 함께 나누고 더불어 함께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교회가 영적 가치로 여기는 사랑과 나눔과 평등과 공유(共有)의 삶을 바라보며 그런 가치와 정신을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 협동조합이다.

그런 의미에서 협동조합은 영적 가치를 사회화한 사회적 공동체이다.

사도행전에서 보여지는 초대교회는 복음 안에서 모든 물건을 통용하고 필요에 의해서 나눠주며 사는 영적 공동체요 경제공동체였다.

“ 믿는 사람들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주며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사도행전 2:44-47)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의 교회는 이런 영적 가치와 경제공동체의 모습을 상실한 지 오래이다.

 

이태리 북부에는 에밀리야로마냐라는 주(州)가 있다. 이태리 중에서 가장 잘 사는 주(州)로 알려져 있고 ‘협동조합의 천국’으로 통한다. 그곳은 경제적 안정과 풍요만이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한 공동체적 삶으로 함께 새로운 미래사회의 패러다임을 보여 주는 자랑스러운 지역이다. 정부와 대기업들이 심각한 경제 위기에 처해 직원들을 해고할 때에도 일자리를 유지하거나 지역사회의 결속을 도모하면서 양호한 경제지표로 상생의 끈을 놓지 않은 로칼 커뮤니티로 유명하다. 청년 실업률 47%, 전체실업률 20%의 이태리 경제위기 속에서도 에밀리야로마냐주(州)는 거의 실업률 0% 지표를 나타내고 이태리 국내 총생산의 9.3의 생산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에밀리아로마냐주에 속한 수 천 개의 협동조합들의 활동의 결과이다.

 

해서 이 곳은 세계의 협동조합 운동가들이 해마다 방문하여 새로운 사회공동체의 모델을 익히고 도전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협동조합을 연구하다 보면 한 가지 의미 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는 협동조합의 선구들은 대부분 영적인 가치를 실천한 성직자들이었다.
영적 가치의 사회화(社會化), 바로 협동조합이요 사회적경제이다. 그리스도인들과 목회자들이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사회선교의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