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 속에서 삶의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자

 조신권 (시인/문학평론가/연세대 명예교수)


 좋은 책 속에서 삶의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자

‘레버리지 포인트’(leverage point)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시다시피 ‘레버리지’는 ‘지렛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렛대를 이용해 작은 힘으로도 큰 바위를 움직일 수 있듯이, ‘레버리지 포인트’는 작은 변화로 큰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황을 반전시키는 힘을 의미한다. 2000여 년 전 고대 그리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내게 넉넉한 길이의 지레와 지렛목을 준다면, 나는 지구를 들어 올릴 것이다”라고 남긴 말에서 그 연원을 갖는다. 레버리지 포인트는 어느 시스템에든 지레를 사용하여 적은 힘으로 바위를 들 수 있듯이 상황을 반전시키는 작은 변화 또는 효과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 지점을 의미한다. 십여 년 전, 2012년 여름에 우리나라 대중 음악계에 새로운 이변이 일어났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해외에 당당하게 진출한 ‘강남스타일’의 싸이가 그 장본인이다.

2000년 10월 18일부터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싸이는 하루 스케줄이 19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10대 아이돌이 음악계를 주름잡는 시대에서 한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싸이가 다시 큰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양현석 사장이 던진 한마디 조언 덕분이었다고 한다. 근래 큰 히트곡을 내지 못하던 싸이에게 “싸이의 음악적 매력은 무대에서 제대로 망가지는 것인데 결혼하고 아빠가 되면서 음악적 매력이 사라지고 평범해졌다”라는 일침이 “강남스타일”을 완성시킨 것이다. 유투브에서 그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109일 만에 조회수 6억 건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이어졌었다. 싸이에겐 양현석 사장의 말 한마디가 ‘레버리지 포인트’이자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멘토의 한 마디가 골수에 사무치게 박혀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계기 곧 레버리지 포인트가 되는 경우도 있으나, 많은 사람들은 한 권의 책이 그를 자기를 만들어내는 변화의 힘 곧 레버리지 포인트가 되었다고 고백하는 것을 듣게 된다. 책들 중에서도 성서는 말할 것도 없고 고전이라고 하는 양서들은 역사를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우리 주변에는 내 이름보다도 더 친숙한 서상한 바와 같은 그런 고전작품들이 많이 있다. 늘 보고 듣는 것이기에 때로는 풀 섶의 물방울처럼 그냥 스쳐 지나고 마는 수가 있다. 그래서 그만 그 다양한 언어의 프리즘을 통해 펼쳐지는 미(美)의 극치를 놓쳐버리게 되고, 진리의 결정(結晶)을 손안에 거머쥐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영적 지도자 만들기』의 저자 로버트 클린턴은 많은 지도자의 생애를 연구하다가, 그들의 생애에 책이 끼친 영향을 발견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생애에서 책이 간접경험의 통로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성경 동화책을 매일 내가 잠들기 전에 읽어 주셨다. 또 어머니가 공립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첫 번째 대출 카드를 만들어준 것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나는 독서하는 습관을 일찍 갖게 되었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책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간접 경험 과정을 통해서 나의 생애에 많은 것을 주셨다.”

아브라함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도 책이 이끌어준 삶을 살았다. 그는 그가 읽은 책과 그가 만나는 사람과 우연한 사건으로부터 배우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링컨이 청소년기에 만난『워싱턴의 전기』에서 애국심을 배웠고,『이솝 우화』를 통해 재미있게 말하는 법을 배웠으며,『천로역정』과 성경을 읽고 삶의 길을 깨달았다.『워싱턴의 전기』는 아브라함 링컨의 애국심을 촉발시키는 레버리지포인트가 되었고,『이솝 우화』는 아브라함 링컨의 재미있는 화술을 이루게 하였으며,『천로역정』과 성경은 생명의 길을 깨닫게 되는 레버리지 포인트가 되었던 것이다.

좋은 책을 통하여 꾸준한 지적 탐구를 하고 작가의 정신적인 또는 인격적인 향기를 맡으며 자라난 사람들이 아브라함 링컨처럼 역사에 우뚝 서는 인물로 부각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보건대, 우리는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우리의 집을 좋은 책으로 채워야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문자 책이 자꾸 사라져가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후손들에게 좋은 책을 가까이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들이 그 책을 통해서 삶의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아야만 한다. 레버리지 포인트란 작은 변화로 큰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황을 반전시키는 힘으로서, 우리의 영혼과 생각의 미래를 살찌게 하는 젖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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