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조심 입조심


    박하시인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이다.

말을 아끼고 입조심을 해야 함은, 말이 그 사람의 품격을 알려주어서다.

우리 선조들도 말조심- 입조심을 강조했다.“말에도 값이 있다”, “말이 씨가 된다.”…고.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처럼 말이란 중요하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을 대변하는 얘기, 하나를 소개한다.

아주 인색한 사람이 종에게 술 심부름시키면서 돈은 주지 않고 빈 병만 주었다. 종이 주인에게 돈 없이 어떻게 술을 살 수 있느냐고 묻자, 주인은 돈 없이 술을 사서 갖고 와야지 비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종은 알겠다며 물러갔다. 잠시 후, 주인에게 온 종이 빈 술병을 내밀며 주인에게 마시라고 권했다. 주인이 술이 없는 술을 어떻게 마시느냐고 말하자, 종은 술이 든 술병에서 술을 마시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빈 병에서 술을 마셔야 비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 주인에게 딱 어울리는 종이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처럼 혀의 작용은 대단하다. 구화지문(口禍之門) 고사성어처럼 “입은 재앙의 문”이 될 수도 있다. 한 번 입 밖으로 나간 말은 엎질러진 물과 같아서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대인관계에서 되도록 말수를 줄여야 함은, 말이 많으면 본인 자신의 기품도 떨어지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어서다.

특히 국가와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은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말과 행동이 큰 영향을 주어서다. 감정대로 내뱉은 경솔한 언동 때문에 국익을 해치고 국가의 위신을 깎아내릴 수 있어서다. 신의의 근본은 진실한 언행에서 비롯된다.

 말조심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 더 소개한다.

옛날에 짚신을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짚신을 만들기만 하고 장에 내다 팔지 않았다. 하루 끼니조차 연명하기 어려워 굶고 지내기 예사였다. 속이 상한 아내가 왜 짚신을 장에 내다 팔지 않느냐고 물어도 그는 답하지 않았다. 결국, 아내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가출하고 말았다. 방안에는 짚신만 가득했다. 그는 광산에서 일하는 광부들에게 짚신을 그저 신으라고 한 자루 보냈다. 단 한 가지 부탁은 낡고 해어져 못 신게 되면 그 짚신을 도로 자루에 넣어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짚신을 얻어 신은 광부들은 고마워하며 그의 부탁대로 다 낡은 짚신을 자루에 넣어 도로 그에게 보냈다. 짚신을 태우니 금가루가 나와서 제법 모았다. 이렇게 수십 차례 짚신이 오가자 황금을 상당히 모았다. 마침내 그는 거부가 되었다. 입조심 한 덕분이다.

우리 모두도 정정당당하게 부자(富者)가 되면 좋겠다.

 *박하 약력

성명 : 박하

1947년 대구 출생. 신명여고 졸업(1965), 계명대학보육학과 졸업(1968)

⃟『한국 크리스천문학』(1998 등단) 수필과 비평(1999 등단) 현대수필(2000 봄호 등단)

계간『지구문학』 소설 신인상 (2008년 여름호). 계간 『지구문학』시 신인상 (2011년)

⃟소속: 한국문인협회회원. 국제펜한국본부회원. 대구문인협회회원, 한국크리스천문학회원,

지구문학회원, 한국크리스천문학회원. 산문과 시학 회원, 대구기독문학회원,

농민문학 이사. 더미션타임즈 수필 연재.

전 대구펜 사무국장. 현재 산문과 시학 사무국장. 대구기독문학 부회장.

⃟수상::농민문학 작가상 - 에세이「초록 웃음」(2008) 한국크리스천문학상(수필부문 2014), 스토리문학상(수필부문 2015) 제31회 순리문학상(2020). 제1회 팔거문학상 대상(2020)

제7회 산문과시학문학상(2022)

⃟수필집 :『파랑새가 있는 동촌 금호강』(2000년 문학관),

『인생』(2002년 문학관), 『멘토의 기쁨』 (2007년 문학관 )

『초록 웃음』 (2008년 문학관), 『퓨전 밥상』 (2010년 문학관)